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총련)가 5월 25일 결성 70주년을 맞는다. 조선중앙통신을 포함한 북한 매체들은 ‘총련의 찬란한 민족교육사’와 ‘귀국사업의 대승리’를 강조하며 자화자찬에 나섰다. 그러나 이들 주장은 실체 없는 선전일 뿐이며, 총련의 현실은 몰락과 고립으로 귀결되고 있다.
총련은 기사에서 결성 초기 10년을 ‘민족교육의 개화기’라 포장했다. 특히 조선학교 확대와 학생 수 증가, 귀국사업을 민족적 승리로 내세운다. 그러나 해방 직후부터 이어진 재일동포들의 자발적 교육운동은 민단 주도로도 활발히 이뤄졌으며, 총련은 이를 정치적으로 전유하려는 수단으로 삼았다. ‘주체사상’을 주입하기 위한 학교 운영은 오히려 동포사회의 분열을 낳았으며, 북한식 충성교육은 교육이 아닌 세뇌에 가까웠다.
총련이 자랑하는 ‘귀국사업’은 더욱 문제적이다. 1959년 시작된 이 사업은 총련과 북측이 ‘민족적 권리의 행사’라 강변했지만, 실상은 일본 내 사회적 차별과 경제적 빈곤을 탈출하려는 동포들의 절박함을 정치적으로 악용한 사례다. ‘조국은 지상낙원’이라는 선전 속에 수만 명의 동포들이 북한으로 향했지만, 그곳에 기다리고 있던 건 감시와 차별, 생활고였다. 귀국자 다수가 ‘총련 출신’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2등 국민으로 취급되었다는 증언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귀국사업 이후 수십 년이 흐른 지금, 당시 참가자들과 유가족은 북한 정부와 총련을 상대로 진실 규명과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귀국사업의 강제성과 인권 침해 여부를 둘러싼 법적 공방도 벌어지는 중이다. 그럼에도 총련은 지금까지도 일말의 반성 없이 귀국사업을 ‘민족적 쾌거’로 미화하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결성 70주년을 맞이했지만, 총련의 위상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축소됐다. 1990년대 북한의 경제난과 핵개발, 김정은 체제의 폭압 통치 이후 동포 사회에서의 신뢰는 거의 붕괴되었다. 조선학교는 폐쇄 위기에 내몰렸고, 총련의 조직력도 급격히 약화됐다. 반면, 민단은 일본 내 제도권 참여와 세대교체를 통해 동포사회의 권익 향상에 실질적 기여를 해왔다.
총련은 여전히 김씨 일가의 선전 도구로 기능하며 ‘충성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70년의 세월은 결코 찬란한 력사가 아니며, 동포사회를 정치적으로 도구화한 총련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낸 시간이었다. 이제는 과거의 허상을 걷어내고,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