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 앞바다에서 추석 연휴 새벽을 틈타 소형 모터보트를 타고 밀입국을 시도하던 중국인 8명이 해경과 해군의 공조 작전 끝에 붙잡혔다. 2023년 보령 앞바다에서 22명이 적발된 사건 이후 최대 규모다.
태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1시 43분경 태안군 가의도 북서쪽 22해리(약 40㎞) 해상에서 62세 남성을 포함한 중국인 8명이 탄 115마력짜리 모터보트가 검거됐다. 이들은 전날 오후 11시 38분쯤 태안군 근흥면 해안가 200m 앞까지 접근했으나 육군 레이더에 포착되자 서해 쪽으로 도주했다.
해경과 해군은 함정 8척과 항공기 1대를 동원해 약 2시간 추적 끝에 이들을 체포했다. 추적 과정에서 중국인 1명이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바다로 뛰어내렸지만 구조돼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보트를 태안 신진항으로 옮겨 조사 중이다.
조사 결과 이들은 5일 오전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출발했으며, 3명이 보트를 구입해 밀입국을 공모하고 추가로 5명을 모집했다. 이 가운데 7명은 과거 국내 불법체류로 강제 출국된 전력이 있었다. 보트에는 낚싯대 4개가 실려 있어 낚시객을 가장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대공(對共) 관련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태안군과 해경은 상황 발생 직후인 6일 오전 0시 42분 주민들에게 ‘태안지역 경계태세 2급 발령’이라는 긴급 재난문자를 발송했다가, 보트가 검거된 뒤 오전 2시에 해제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잇따르는 해상 밀입국 사례의 연장선으로, 지난달에도 중국인 6명이 고무보트를 타고 제주로 밀입국하다가 전원 구속됐다. 관계 당국은 서해와 남해를 통한 해상 밀입국 시도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