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대북 외교에서 납치 문제를 일본의 최우선 과제로 규정하며 이른바 ‘3불(三不) 원칙’을 내세웠다. 이 원칙은 “납치 문제 해결 없이는 국교정상화도 없다”는 강경 노선으로, 북·일 관계 개선을 가로막는 핵심 장벽으로 작용했다.
아베가 내세운 3불 원칙은 △납치 문제는 일본 외교의 최우선 과제 △납치 피해 전원 생존을 전제로 한 전원 송환 요구 △납치 문제 해결 없이는 북·일 국교정상화 불가라는 내용이다. 특히 북한이 일부 피해자의 사망을 주장해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전원 귀환을 요구한 점은 사실상 외교적 타협의 여지를 차단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2014년 스톡홀름 합의는 양국이 납치 문제를 재조사하기로 하며 잠시 돌파구를 마련했으나, 북한의 자료 제공을 일본 정부가 수용하지 않으면서 합의는 곧 무산됐다. 이는 아베가 고수한 ‘모두 살아있다’는 전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내에서는 아베의 강경 노선이 국내 여론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가져왔으나, 동시에 북·일 수교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일본 진보 지식인 와다 하루키 교수는 “대화·교섭·해결 자체를 부정하는 태도”라고 규정하며 아베 정책 전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결국 아베의 ‘납치 3불 원칙’은 일본 국민의 정서를 결집시키는 정치적 무기였지만, 북·일 외교관계 정상화라는 역사적 과제를 오히려 멀어지게 한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