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 침투 혐의로 수사를 받는 민간인 A씨가 국군 정보기관으로부터 받은 활동비가 국내 외국인 유학생 관련 정보를 전달한 대가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보기관은 매체 운영 명목으로 월 1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지난해 4월 북한 정보를 다루는 온라인 매체 2곳을 개설한 뒤 정기적으로 국군정보사령부 요원과 접촉하며 외국인 유학생 정보를 전달했다. 활동비는 매체당 월 50만원씩, 최소 6개월 이상 지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친북 성향이나 한국에 우호적인 인물 파악을 요청받았다고 주장하며, 국내 사안에 대한 정보 수집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A씨가 전달한 자료에는 외국인 유학생의 이름, 국적, 나이, 전공, 체류 목적 등 기본 인적사항이 메모 형태로 포함됐다. 일부 문건에는 한국 정부 정책이나 한반도 안보 이슈에 대한 개인적 인식과 발언, 특정 사안에 대한 우호·비판 성향, 교류 관계를 요약한 평가 문장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학교, 사회단체, 학술모임, 언론 등 비공식 민간 경로를 통해 정보가 수집됐으며 한국학 전공자나 한반도 정세·북한 동향에 관심이 큰 유학생이 주요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보사 측은 군사기밀보호법을 이유로 구체적 활동 내용 확인을 거부했다.
군·경 합동조사 태스크포스는 A씨의 무인기 비행 경위와 정보기관 지원금 지급 과정 전반을 조사 중이다. 조사 결과 대북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은 외국인의 정치 성향과 신상까지 수집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반국가 세력 대응 기조 속에서 해외 네트워크와 연계된 정보 동향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민간인을 통해 대공 혐의점이 확인되지 않은 외국인의 국내 활동을 수집했다면 업무 범위와 법적 정당성에 대한 위법 시비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석진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민간인에게 활동비를 지급해 정보 수집을 맡긴 경우 법적 의무가 없는 업무를 사실상 수행하게 한 셈이라며, 기준과 범위를 명확히 해 사찰 논란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