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오산 공군기지에서 예비군 동원훈련을 받을 경우 주민등록번호 13자리가 미군 전산체계에 등록되는 절차가 도입된다. 기지 출입 통제를 담당하는 미군이 신원 확인 기준을 강화하면서, 훈련 대상자의 민감 개인정보가 미군 측에 제공되는 구조다.
공군에 따르면 오산 기지에서 예비군 훈련을 진행할 때 훈련 대상자의 이름과 생년월일 수준이던 기존 자료 제출 범위가 주민등록번호 전체로 확대된다. 해당 정보는 기지를 공동 사용하는 미군에 전달돼 출입증 발급과 관리에 활용된다. 오산 기지는 주한미군지위협정에 따라 미군이 운영·경호·관리를 맡는 공여지로 분류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내란특검의 오산 기지 압수수색 이후 미군이 기지 전반의 출입·보안 절차를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 인솔 하 출입이 가능했던 일부 동선도 미군 직접 통제로 전환된다.
문제의 핵심은 수집된 개인정보가 미 국방부가 운영하는 출입·신원 관리 시스템에 저장된다는 점이다. 외부 방문자 정보는 기지 방문 종료 이후에도 기록이 유지되는 구조여서, 보관 기간과 활용 범위를 개인이 확인하거나 통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군 측은 신원 확인 목적 외 사용은 없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관리 기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공군 내부에서는 관련 내용이 공문으로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훈련 약 한 달 전 병무청에서 자료를 받아 미군에 제출하면, 미군은 이를 토대로 출입증을 발급한다. 오산 기지 예비군 훈련은 회당 50명 안팎, 연간 최대 6회가량 진행된다.
개인정보 수집·제공의 적법성도 쟁점이다. 공군은 당사자 동의 없이 주민등록번호를 요청·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병무청은 국방부 소관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고, 국방부는 세부 운영은 각 군 소관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전문가들은 주민등록번호가 민감정보에 해당하는 만큼 대체 수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변경이 어려운 주민등록번호 대신 여권번호 등 갱신 가능한 식별 수단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훈련 장소를 개인이 선택하거나 변경하기 어렵다는 점도 논란을 키운다. 오산 기지에는 공군 작전사령부 등 다수의 한국군 부대가 함께 위치해 있어, 해당 부대 전역자는 구조적으로 오산에서 동원훈련을 받는 경우가 많다. 병무청은 개인 희망에 따른 훈련 부대 변경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한편 군산 공군기지와 캠프 험프리스 등 다른 한미연합기지의 예비군 출입 절차는 상대적으로 간소하게 운영돼 왔다는 전언도 있다. 다만 오산 기지의 새 출입 절차는 계도기간을 거쳐 2월 중순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가장 가까운 오산 기지 예비군 훈련은 4월 중순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