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전개한 미국이 이란의 보복 가능성에 대비해 중동 전역 미군 기지에 대공 방어 무기를 추가 배치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사드와 패트리어트 등 고고도·중고도 요격 체계가 중심이다. 이는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이지만, 한반도의 현실은 또 다른 양상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북한은 탄도미사일과 함께 다수의 로켓탄을 단시간에 집중 발사하는 장사정포 전력을 서울과 수도권 위협의 핵심으로 유지해 왔다. 장사정포는 사거리 40㎞ 이상 야포와 방사포를 의미하며, 북한의 주력은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다. 군 당국은 북한이 비무장지대 인근에 1100여 문의 장사정포를 배치했고, 이 가운데 약 340문이 서울을 직접 위협하는 전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이들 전력을 통해 개전 초기 단시간 내 대량의 포탄과 로켓탄을 수도권으로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 이른바 ‘서울 불바다’ 위협의 근간이다. 특히 최근에는 240㎜ 방사포에 유도 기능을 적용한 개량형이 등장하며 정확도와 위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300㎜ 방사포는 사정거리가 250~300㎞에 이르고, 600㎜ 초대형 방사포는 탄도로켓포로 분류되며 주한미군 기지까지 사정권에 두고 있다.
문제는 이들 대구경 방사포가 유도 기능을 갖추면서 방어 난도가 급격히 높아졌다는 점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면서도 정밀 타격이 가능해질 경우, 기존 미사일 방어 체계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생길 수 있다.
이에 맞서 한국군은 다연장로켓 전력을 중심으로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거리 80~160㎞의 천무를 비롯해 구룡, M270 MLRS 등 약 600여 문의 다연장포 전력을 운용 중이다. 특히 천무는 다양한 구경의 로켓과 유도탄을 선택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230㎜급 유도탄은 정밀 타격이 가능하고, 기동성과 신속한 사격 준비 능력을 갖춰 북한 장사정포 진지를 조기에 타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결국 한반도 유사시 장사정포 위협은 방공 미사일로 요격하는 문제라기보다, 탐지와 선제·즉각 타격의 싸움에 가깝다. 북한의 대량 포격 능력과 한국군의 정밀·기동 화력이 맞붙는 구조다.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승부를 가를 요소는 단순한 무기 성능이 아니라, 정보·감시·정찰과 지휘 통제, 그리고 초기 대응 속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