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재일동포들에게 과거 간첩조작 사건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를 거듭 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 대통령이 직접 피해자와 재일동포 사회에 고개 숙여 사과한 것이다.
23일 낮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민단중앙본부 관계자와 동포 200여 명 앞에 서 “위대한 민주화 여정 속에서 많은 재일동포들이 억울한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가 됐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국가 폭력의 희생을 겪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공식적으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문제를 거론하며 “100년 전 아라카와 강변에서 벌어진 끔찍한 역사, 그리고 아직 고향 땅에 돌아가지 못한 채 일본 각지에 흩어진 유골들을 잊지 않겠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다시는 반인권적 국가 폭력이 벌어지지 않도록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지키는 부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재일동포 사회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큰 감동을 표했다. 김이중 민단중앙본부 단장은 “광복 80주년 즈음 대통령이 재일동포를 위한 특별 메시지를 발표한 데 이어 오늘 다시 진심 어린 사과를 해주셔서 크나큰 보상이자 감동”이라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이 이제 당당한 선진국이 된 만큼 재일동포 사회와 함께 한일 양국의 협력과 우호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일본 정부가 간토대지진 당시의 조선인 학살조차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과거사를 결코 잊지 않겠다는 이 대통령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동포 사회는 사과와 위로의 말에 뜨거운 박수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