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19일 북한 외무성 간부들과 협의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며 김정은의 대외정책 구상을 전달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로 확인된 이번 발언에 대해 김동엽 북한전문가(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대화의 신호가 아니라 문을 걸어 잠그는 봉쇄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한국은 외교 상대가 될 수 없다”, “지역외교 무대 잡역도 없다”는 김여정의 표현에 주목하며 “대남 채널을 완전히 닫겠다는 점을 다시금 확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각에서 이를 통미봉남이나 대화 여지로 해석하는 것은 자기희망적 해석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8·15 경축사와 맞물려 나온 이번 담화의 성격을 짚으며 “김여정은 남측 유화 제스처를 ‘기만’으로 규정하고, 외무성 간부들에게 미국·일본·EU 등 적대적 진영을 상대로 한 외교 공세를 주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는 러시아·중국과의 연대, 글로벌사우스와 브릭스 등 반미 진영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아직 헌법에 ‘남북관계=적대적 두 국가’라는 조항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을 일부가 완화 신호로 해석하는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김여정이 ‘영구 고착돼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헌법화 예고이자 경직화 신호”라며 “지금은 단순한 시간 조율의 문제이지 방향 유보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아울러 정부가 한미정상회담에서 싱가포르 선언과 판문점 선언, 9·19 공동선언 등을 공동성명에 담으려 한다는 보도에 대해 “북한이 이미 폐기한 합의를 복원하려는 시도는 개꿈에 불과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과거 문구를 얻자고 하면 미국은 실익을 챙기고 우리는 평양이 이미 부정한 문장 한 줄만 남게 될 것”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합의의 귀환이 아니라 새로운 위기관리 메커니즘의 설계”라고 강조했다.
김동엽 교수는 “북한 담화를 해석할 때 행간을 읽으라는 말은 희망을 읽으라는 게 아니라 의도를 정확히 읽으라는 뜻”이라며, 이번 발언 역시 남북관계의 여지가 아니라 봉쇄와 경직화를 향한 분명한 신호라고 거듭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