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일본을 경유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에 참가한다. 지난해 일본의 급유 거부로 무산됐던 일본 기착이 이번에는 양국 협의를 통해 성사됐다.
공군은 21일 블랙이글스가 오는 28일 원주기지를 출발해 일본 오키나와 나하 기지에 중간 기착한 뒤 급유를 받고, 일본 항공자위대 특수비행팀 블루임펄스와 교류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후 필리핀 클락, 베트남 다낭, 태국 치앙마이, 인도 콜카타·나그푸르·잠나가르, 오만 무스카트를 거쳐 다음 달 2일 사우디 리야드 말함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총 비행 거리는 약 1만1300km다.
이번 일본 경유는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에어쇼 참가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 이후 재개되는 첫 사례다. 당시 일본은 블랙이글스 소속 T-50B 기종이 독도 인근에서 통상 훈련을 실시했다는 이유로 급유 지원을 거부했고, 이에 한국은 일본에서 열린 자위대 음악 행사와 공동 수색·구조훈련 참가를 보류하며 대응한 바 있다.
양국은 최근 군사·외교 채널을 통해 관계 정상화에 속도를 냈다. 지난달 26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통화한 이후 일본 기착 재협의가 추진됐고, 이달 5일 일본 기착과 영공 통과를 위한 무관 전문이 발송됐다.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 재개와 역내 안보 환경 변화 속에서 군사 협력 복원이 가시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랙이글스가 참가하는 사우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는 중동 최대 규모의 방산 전시회로, 다음 달 8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블랙이글스는 개막 이틀째인 9일부터 총 24개 고난도 기동을 선보인다. 다섯 개의 무궁화 꽃잎을 형상화해 대한민국의 끈기와 불굴의 정신을 표현하는 ‘무궁화 기동’을 해외 에어쇼에서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개막 전날인 7일에는 사우디 공군 특수비행팀 사우디 호크스와 우정 비행도 예정돼 있다.
공군은 이번 전시회에 T-50B 9대와 인원·화물 수송을 위한 C-130 4대, 장병 120여 명을 파견한다. 이번 참가를 통해 국산 항공기의 기동 성능을 알리고, 중동 지역 방산 협력 확대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