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직후 남한에서 좌익 탄압의 결정적 계기로 작용한 정판사 사건에 대한 재심이 최근 법원에서 본격 심리 단계에 들어갔다. 당시 미군정과 경찰은 조선정판사에서 가짜 화폐가 대량 제작됐다며 관련 인사들을 체포했고, 학암 이관술을 비롯한 인물들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수십 년간 역사학계에서는 증거의 부재와 수사 기록의 모순을 근거로 사건 조작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법원은 당시 피고인들에 대한 재심 청구를 받아들였고, 조작 여부와 절차적 위법성 검토를 예고했다.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 결과에서도 허위 자백 정황과 강압 수사 의혹이 확인됐고, 연구자들은 정판사 사건이 해방 공간의 정치 지형을 바꾼 결정적 분기점이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유족과 시민사회는 이번 재심이 국가 폭력 피해의 원상 회복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