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15년 동안 중단됐던 남북교류 재개에 나서며 지역 차원의 평화 협력 구상을 다시 가동했다. 최근 한미·한중 정상회담에서 대화 재개 필요성과 긴장 완화 의지가 확인되면서 남북관계에 새로운 국면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제주가 이를 실질적인 교류로 연결하려는 움직임이다.
제주는 2010년 이후 직접 교류는 중단됐지만 남북관계 개선에 대비해 꾸준히 기반을 마련해 왔다. 남북교류협력기금 87억 원을 조성하고 도민 대상 남북·통일 교육과 공감대 형성 사업 등을 지속해 교류 재개의 토대를 다졌다는 평가다.
이번에 확정된 ‘제주형 남북교류협력사업’은 두 가지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제주 특산품을 북한에 보내는 지원 사업이다. 감귤·흑돼지 등을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과거 1998년부터 2010년까지 6만6000톤을 보냈던 ‘감귤 보내기 사업’을 계승한다. 당시 사업은 ‘비타민C 외교’로 불리며 대표적 지역 기반 교류 사례로 평가받았다.
두 번째는 2026년 예정된 한라산-백두산 환경·평화 사진전이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과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와 협력해 두 산의 자연·환경·평화 가치를 연결하는 전시를 추진한다. 제주는 이를 통해 남북 간 환경 협력의 상징적 모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제주도의 이번 발표는 지방정부 차원의 남북교류가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남북관계 전반의 안정성과 제도적 여건이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주도는 향후 중앙정부와 협력해 교류 추진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