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외교 원로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3일 97세 일기로 별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우리 당과 국가의 강화 발전사에 특출한 공적을 남긴 노세대 혁명가 김영남 동지가 암성중독으로 인한 다장기부전으로 서거했다”고 보도했다.
김영남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북한 외교의 상징적 인물로 불렸다. 김일성대 졸업 후 외무성 요직과 노동당 국제비서를 거쳐 외교무대에서 북한의 ‘얼굴’ 역할을 맡아왔다.
특히 남북 관계사에서도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하며 주목받았다.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각각 면담했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함께 대표단을 이끌고 방남해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만났다.
북한 매체는 “김영남 동지는 근 80년의 혁명활동 기간 내내 당과 조국, 인민을 위해 복무했으며, 애국 위업의 첫 세대 원로로 인민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일 새벽 평양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을 찾아 주요 간부들과 함께 조문했다. 장례는 국장으로 치러지며, 국가장의위원회 위원장에는 김정은이 이름을 올렸다. 조문은 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되고 발인은 5일 오전 9시에 이뤄질 예정이다.
김영남은 2019년 고령으로 공직에서 물러나며 공식 외교무대에서 은퇴했다. 북한 정치에서 드물게 3대 세습 체제 속에서도 단 한 차례의 숙청이나 ‘혁명화’ 없이 최고위급 자리를 지킨 인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