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80주년(10월 10일)을 앞두고 “당의 사상과 영도의 유일성을 확고히 보장해야 한다”며 강도 높은 내부 통제 메시지를 내놨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9일 김정은이 전날 평양 해방산거리에 있는 ‘당창건사적관’을 찾아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사회주의 운동 역사상 최장의 집권 기록을 세운 비결은 당내 사상과 영도의 유일성을 지향해온 데 있다”며 “당의 영도적 권위를 훼손시키는 모든 요소와 행위를 색출·제거하는 공정을 선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간부들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무지와 무능, 무책임, 보신주의, 형식주의, 요령주의를 비롯해 인민이 거부하고 사회주의에 피해를 주는 전횡과 특세, 직권남용 등 모든 폐단을 일소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정은이 언급한 ‘반종파투쟁’은 1950년대 김일성이 남로당파, 연안파, 소련파, 갑산파 등 경쟁 세력을 숙청하며 유일 지배체제를 확립한 사건을 가리킨다. 이번 연설에서 이를 거론한 것은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 할아버지 김일성의 통치 정당성을 계승하면서, 체제 결속과 충성 경쟁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신냉전 구도 속에서 북한이 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사회주의 이념의 본류로 회귀하려는 상징적 행보”라며 “두 국가 체제 속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새롭게 건설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군사위 회의에서 ‘비사회주의 행위’ 척결을 주문한 데 이어, 정치·이념 영역에서도 ‘사상 통제 강화’ 기조를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