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적용할 신형 고체엔진 시험을 공개하며 미국을 정면 겨냥한 군사적 메시지를 내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시험을 “핵 전략무력 확대·강화의 중대한 변화”라고 규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8일 미사일총국과 화학재료연구원이 탄소섬유 복합재를 이용한 대출력 고체발동기 지상 분출시험을 진행했다고 9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현장을 참관했다. 북한은 이번 시험을 아홉 번째이자 개발 공정의 마지막 단계라고 밝혔다.
탄소섬유 복합재는 철보다 가볍고 강도가 높아 엔진의 무게를 줄이면서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미사일 사정거리를 늘리거나 다탄두 탑재가 가능해진다. 북한은 신형 엔진의 최대 추진력이 1971kN, 즉 약 200t을 밀어 올릴 수 있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2022년 시험에서 밝힌 140tf보다 향상된 수치다.
김 위원장은 신형 엔진을 두고 “경이적인 결실”이라고 치켜세우며 “최근 국방기술 현대화 사업에서 가장 전략적 성격을 띠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시험이 핵무력 확대 과정에서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 엔진을 지난해 공개한 화성-19형과 새롭게 개발 중인 화성-20형 ICBM에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화성-20형 실물이 공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한은 지난 2일 처음으로 신형 고체엔진 개발 사실을 공개하면서 화성-19형 계열과 차세대 ICBM 화성-20형에 적용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화성-19형은 지난해 시험발사에서 역대 최고 고도와 최장 비행시간을 기록하며 “최종 완결판 ICBM”으로 불린 바 있다.
이번 시험은 미국 본토 타격 능력 강화를 노린 행보로, 한미일 안보 협력에도 직접적 압박을 가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