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아리아리 춤길’이 1년여의 여정을 거쳐 드디어 완전체 무용단을 꾸렸다. 지난 1일 사할린에서 한국 전통무용을 가르치는 김안나(명자)씨가 합류하면서 일본, 중국, 카자흐스탄, 러시아 코리안 디아스포라 무용가들이 모인 프로젝트 무용단이 완성된 것이다.
앞서 사할린에서는 김묘수씨가 이끄는 사물놀이팀 ‘하늘’의 강습이 끝난 뒤, 사할린 한인문화센터에 세워진 ‘사할린 한인 이중징용광부 추모비’와 ‘사할린 희생사망동포 위령탑’ 앞에서 합동 위령공연이 열렸다. 무용수들의 공연은 강제동원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자리였다.
무용단은 재일조선인 3세 무용가 김묘수를 중심으로, 중국·러시아·카자흐스탄에서 활동하는 여성 무용가들이 모여 식민지와 분단, 차별과 혐오의 역사를 춤으로 치유하려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할린 합류로 영화의 주요 서사 또한 ‘흩어진 디아스포라의 연대와 완성’이라는 의미를 갖게 됐다.
다큐멘터리의 다음 무대는 일본이다. 제작진은 도쿄, 교토, 후쿠오카, 나가사키 등 일본 내 강제동원 현장과 조선학교 차별의 현장을 찾아 무용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영화 속 무용수들의 춤길은 “길이 없으면 길을 찾아가고, 그래도 없으면 길을 만들어 간다”는 고 백기완 사상가의 말처럼, 디아스포라의 고통과 희망을 기록하는 발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