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하루 앞두고 서방의 대러 제재를 강하게 비난하며 중국과 함께 공동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일본을 겨냥해선 “날조된 중러 위협을 내세워 군국주의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푸틴은 30일 중국 신화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이 재군사화 노선을 당당히 걷고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은 2차 세계대전의 역사를 왜곡하거나 군국주의를 미화하는 시도를 단호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937~1941년 구소련이 중국에 1천235대의 항공기와 수천 문의 포, 수만 정의 기관총 등을 지원했다고 언급하며, 중러 간 역사적 유대와 전략적 협력을 강조했다.
푸틴은 또 “브릭스(BRICS)가 국제 문제 해결에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며 다극적 세계질서 구축을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은 세계 무역에서 차별적 제재에 맞서 통일전선을 형성한다”며 서방의 경제 압박에 맞선 공동 대응 의지를 밝혔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차례 제재를 받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추가 대규모 제재를 경고한 바 있다.
푸틴은 중국과의 경제 협력도 부각했다. 그는 “양국 무역과 산업 협력이 여러 분야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석유·가스뿐 아니라 농축산물 교역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러 교역 규모는 2천450억달러(약 343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푸틴은 3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고, 9월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