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일본을 첫 순방지로 선택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정부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보인 점은 평가할 만하나, 역사 문제와 대북 정책에서 지나친 양보를 했다는 비판이 국내에서 거세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향후 한국 외교의 ‘전략적 자율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흔들림 없는 한·일, 한·미·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수소·AI 등 미래 산업, 저출산·고령화, 인적 교류 확대 등 다방면 협력 강화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일본 측은 환영의 뜻을 표했고 현지 언론도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공동 발표문에 포함된 “1965년 국교 정상화 이래 축적돼온 한·일 관계의 기반”이라는 표현은 논란을 불렀다. 이는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 배상 판결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며 청구권 협정을 근거로 사용해온 문구다. 결과적으로 이 대통령이 일본의 법적 입장에 동의한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안보 분야에서도 비판이 따른다. 두 정상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의 충실한 이행을 약속했는데, 이는 향후 미국의 대북 접근이나 제재 완화 논의에 사실상 선을 긋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대북 관여 정책을 지지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더라면 한반도 평화 구상에 대한 자율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결국 이번 방일은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의지는 확인했지만, 역사와 안보를 둘러싼 민감한 쟁점에서 한국이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크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이 대통령은 향후 한·일 협력의 성과를 국민 앞에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