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일본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일 관계 발전을 강조하며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하자,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이 즉각 반발에 나섰다. 한통련은 대통령 발언을 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노선과 차이가 없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흔들림 없는 한일, 한미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며 “한일 관계의 발전이 곧 한미일 협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 일본과의 안보 연계를 중심축으로 삼는 기조를 분명히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한통련은 어제 일본 총리관저 앞에서 열린 시위에서 “尹석열과 다르지 않은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에 실망한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단체는 한국 정부가 동맹 중심의 노선을 고수할 경우 민족 자주와 평화통일에 역행한다고 비판해왔다.
한통련은 1973년 출범한 이후 유신 반대와 민주화 운동을 해외에서 주도한 단체로, 지금도 국가보안법 폐지와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하며 강경한 반외세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사법 당국은 여전히 이 단체를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결국 이번 사안은 이 대통령이 실용 외교와 안보 동맹 강화를 강조하는 흐름 속에서, 한통련이 전통적 민족주의와 자주 노선을 내세우며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도가 드러난 셈이다. 이는 향후 동포 사회와 국내 정치권에서도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