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7월 28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 명의로 발표한 두 건의 담화를 통해, 남한과 미국을 각각 향한 ‘쌍둥이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동엽 북한전문가(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해당 담화들이 “상대를 향한 제안이나 유인보다 북한 내부의 전략 정합성과 정치적 입지 표명에 방점이 찍힌 일방적 천명”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북한의 조미 담화는 흔히 통미봉남 전략의 표현으로 해석되지만, 이는 외부의 희망 섞인 해석일 수 있다”며 “북은 이번 담화를 통해 싱가포르·하노이 모델, 즉 비핵화→제재완화→관계 정상화의 기존 협상 프레임을 공식 폐기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김여정은 담화에서 “우리는 불가역적인 핵보유국이며, 비핵화 논의 자체가 상대에 대한 우롱으로밖에 해석될 수 없다”고 언급해 과거 미국이 주장한 비핵화 전제의 협상 틀을 전면 부정했다.
김 교수는 특히 “북이 언뜻 조건부 협상처럼 들리는 ‘다른 출로’, ‘선택안에 열려 있다’는 표현을 썼지만, 이는 내부적으로는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하라는 자위적 정당화 담론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교 메시지보다는 체제 정통성과 전략적 고립을 자발적으로 강화하는 주권 담론의 연장이라는 설명이다.
조한관계 담화와 조미 담화의 병렬 발표 역시 단순한 대외 신호가 아니라, 김정은 체제가 추구하는 대내외 전략의 일관성과 정합성을 담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김 교수는 “이번 담화는 반응을 기대하거나 협상을 유도하려는 언어가 아니라, 반응에 상관없이 북한 입장을 고착화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며 “특히 조미 담화에서는 한국을 언급조차 하지 않은 점을 두고 ‘통미봉남’ 해석이 나오지만, 이는 북의 오랜 기본 입장을 반복한 것이지 전략의 변화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결론적으로 이번 쌍둥이 담화는 대화 제안이 아니라 자국 입장의 일방적 천명”이라며 “북한은 대화를 염두에 둔 접근이 아니라, 협상의 전제조건 자체를 부정하며 입장 고착화를 도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