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한미 정부가 보낸 대화 제스처에 대해 명확한 실익을 우선하는 ‘실리주의’로 대응하면서 남북·북미 간 본격적인 대화 재개 여부가 주목된다.
한미 양국은 최근 북한을 향해 각각 유화적 신호를 보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친서를 전달했지만, 북한은 이를 거부했다. 반면 한국 정부가 먼저 접경 지역의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자 북한은 즉각 다음 날 ‘소음 방송’을 중단하며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대응을 두고,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 대화 결렬 이후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경험을 통해 ‘실리 우선’ 원칙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실질적으로 이득이 되는 조치에만 신속히 반응한다”며 “미국 친서를 받았다가 과거처럼 활용당할 우려 때문에 냉정히 거절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분간 한미의 추가적이고 실질적인 제안이 있을 때까지 신중한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북한이 지난해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핵·미사일 능력을 키운 상황에서 대화 주도권을 확실히 잡기 전까지 급히 움직일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자신들이 협상 주도권을 갖기 위한 전략적 인내를 지속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도 성급한 교류 협력보다 북측의 전략을 고려한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정부가 북한의 개별 행동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긴 호흡을 가지고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다지며 대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