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형근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韓統連) 의장이 최근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미국 워싱턴에서 한 발언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 전 차장은 지난 5월 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현재의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은 일본의 삿초(薩長·사쓰마와 조슈)동맹이 에도 막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협력했던 수준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손 의장은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손 의장은 삿초동맹의 역사적 맥락을 설명하면서 “사쓰마(薩摩)번과 조슈(長州)번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침략한 주력 부대였다”며 “조선인을 학살했던 침략 세력의 후예들이 훗날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중심 세력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조슈번의 사상적 지도자인 요시다 쇼인은 1854년 저서 ‘유수록(幽囚錄)’에서 ‘조선을 굴복시켜 과거와 같이 공물을 바치게 하라’고 주장했고, 이러한 침략사상의 맥을 이어받은 인물이 바로 이토 히로부미”라고 비판했다. 또 삿초동맹 후 성립한 메이지 정부에서 정한론을 주장한 사이고 다카모리도 사쓰마번 출신임을 강조했다.
손 의장은 “삿초동맹은 궁극적으로 일본의 조선 침략을 정당화하고 실현한 계기가 되었다”면서 “한국인이 이런 동맹을 본떠 일본과 협력하자는 발상은 스스로 심장에 칼을 꽂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그는 “김 전 차장이 생각하는 한일동맹의 공통된 적은 북한이나 중국일 텐데, 이는 미국의 아시아 패권 전략에 따라 아시아인끼리 싸우자는 것”이라며 “아시아 침략주의 일본과 손잡고 이웃 국가를 공격하자는 망언”이라고 주장했다.
손 의장은 삿초동맹 당시 영국의 글로버 상회가 무기를 제공하며 막부 타도에 결정적 역할을 한 점을 들어 “현재의 한일동맹 구상 역시 미국의 전략적 이해가 깔려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김현종 전 차장에게 “경솔한 언행을 삼가고 신중히 사고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