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선종을 애도 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재임 기간 내내 한반도 평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이며, 북한 방문까지 진지하게 검토했던 사실이 다시 주목되고 있다.
교황의 방북 의사는 문재인 정부 시절 주교황청 한국대사로 근무했던 이백만 전 대사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2018년 2월 신임장 제정식 당시 교황은 “기회가 되면 북한에 가겠다”고 밝히며, 이 전 대사에게 방북 추진을 직접 요청했다. 이에 따라 외교 당국은 ‘푸른솔’이라는 프로젝트 명으로 교황 방북을 추진했다.
같은 해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교황 초청 의사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10월에는 문 대통령이 바티칸에서 교황을 알현해 이를 직접 전했다. 교황은 “나는 갈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이후 교황 방북 논의는 빠르게 진전됐다. 이 전 대사는 교황이 “사제가 없기 때문에 가야 한다, 나는 선교사다”라고 말하며 북한 방문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2019년 2월에는 교황청 공식 행사에 북한 외교관이 이례적으로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같은 달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방북 프로젝트도 무산됐다. 이 전 대사는 당시 교황이 큰 아쉬움을 표했다고 회고했다.
2021년 G20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다시 교황을 만나 방북 의사를 전달했으며, 교황은 “북한이 초청장을 보내면 기꺼이 가겠다”고 재확인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의 공식 초청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이 전 대사는 교황 방북이 재추진될 경우,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차기 교황 역시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교황 선종을 기리는 CPBC 특별대담 ‘당신과 함께한 시간’은 25일 오후 4시 30분 방송된다. 이백만 전 대사, 방종우 신부, 김영미 수녀 등이 출연해 교황과의 시간을 회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