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 4강에 머물며 대회를 마감한 가운데, 주장 김유진이 유럽 진출에 대한 꿈을 밝히는 이례적인 인터뷰를 해 눈길을 끌었다.
AFC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유진과의 인터뷰를 두 차례 게재했다. 이는 북한 선수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북한은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자국 선수들의 언론 노출을 극도로 제한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언론뿐 아니라 외신과의 접촉도 대부분 거절해왔다.
이번 인터뷰에 대해 재일교포 3세이자 스포츠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 중인 김명욱은 21일 야후 재팬에 “초희귀 인터뷰”라며 “북한 대표 선수의 생생한 인터뷰가 AFC 공식 사이트에 올라온 것을 보고 놀랐다. 북한 선수들은 보통 말을 걸어도 그냥 지나쳐버린다”고 전했다.
김유진은 인터뷰에서 축구를 여덟 살부터 시작했으며, 초등학교 입학 후 축구 코치에 의해 발탁됐다고 밝혔다. 그는 “달리기가 빠르고 체력이 강하다”며 스트라이커로서 자신의 강점을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서 김유진은 조별리그에서 5골을 기록했지만, 본선 무대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예선에서는 5골을 넣었지만 지금까지 두 골밖에 넣지 못했다. 더 좋은 성과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실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이어 “우리는 인도네시아를 6대0으로 이기며 기세를 올렸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우승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유진은 장기적으로 국가대표팀은 물론 유럽의 프로리그에서도 뛰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더 열심히 훈련해서 좋은 성과를 내면 유럽 축구 강국에서도 뛸 수 있을 것”이라며 “선수 생활이 끝난 후에는 감독이 되어 훌륭한 선수를 키우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부모님들과 인민들을 위해 무조건 우승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김명욱 기자는 “북한 선수들도 유럽 챔피언스리그나 월드컵 경기를 보며 유럽 축구에 대한 정보와 꿈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한광선이 세리에A 칼리아리와 유벤투스에서 활약한 적도 있다”며 “김유진처럼 재능 있는 선수는 해외 클럽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이번 대회 8강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며 오는 1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U-17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출전권을 확보했다. 김 기자는 “국제 정세에 따라 이적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김유진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스카우터들의 눈도장을 받는 활약을 펼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