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자국 본토에 있던 B-1B 전략폭격기를 일본 아오모리현 미사와 기지에 전진 배치했다.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강조하며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20일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발표에 따르면, 제9원정폭격비행단 소속 B-1B 폭격기가 지난 15일 일본 미사와 미군기지에 도착했다. 조종사 및 지원 인력도 함께 이동했으며, 이는 미국 공군의 ‘폭격기임무부대’(BTF)가 일본에 배치된 첫 사례다.
미군 측은 “이번 배치는 일본과의 안보 협력 강화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 내 모든 도전에 신속히 대응하려는 목적”이라며 “미국의 동맹 및 파트너에 대한 확고한 헌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9비행대 작전 책임자 크리스토퍼 트래블스테드 중령은 “이번 임무는 미국이 인도·태평양의 안정에 얼마나 비중을 두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유지가 핵심 목표”라고 설명했다.
B-1B는 미군의 3대 전략폭격기 중 하나로, 최대 속도 마하 1.25에 비행거리 1만2000㎞를 자랑한다. 핵무기는 탑재하지 않지만 최대 57t의 폭장량을 갖춰 기존 B-52나 B-2를 상회하는 위력을 갖췄다. 과거 한반도 상공에 전개될 때마다 북한은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이번 배치는 북한의 도발 억제는 물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부터 본격화된 중국 견제 전략의 연장선으로도 해석된다. 미 본토에서 출격하던 전략폭격기를 일본으로 전진배치함으로써 반응 시간을 대폭 단축했으며, 미군 자산의 실질적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군 소식통은 “이번 배치는 단순한 훈련이 아니라 전략적 메시지”라며 “실제 전개 시 더 빠른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중국과 북한 모두에 상당한 심리적 부담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