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에서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며, 미국이 이란을 겨냥한 군사적 대비에 나서면서 주한미군 방공자산이 중동으로 이동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에 따라 한국 안보전략의 전면 수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 글로벌 경제 충격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예멘 등 친이란 세력의 미군 및 이스라엘 시설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예멘 후티 반군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하고, 선박에 대한 미사일·드론 공격을 감행하며 세계 해운물류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선박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우회 항로를 선택하고 있다. 피해의 주체가 이란이라는 국가가 아닌 ‘저항의 축’이라 불리는 친이란 무장 세력이라는 점에서 미국은 이란과 그 연계 네트워크를 직접 겨냥하기 시작했다.
미국, 이란 핵·미사일 위협에 군사 압박 본격화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및 장거리미사일 개발과 불법 유통을 심각한 위협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초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핵 프로그램 폐기를 요구하는 ‘2개월 시한’ 서한을 보냈으며, 협상 불응 시 군사 행동을 경고했다. 이란은 이에 대한 직접적인 응답 대신 중국과 러시아에 외교적 협력을 구하고 있다.
6개 항모 전단 집결…정밀 타격 준비
현재 미국은 해리 S. 트루먼, 칼 빈슨, 제럴드 R. 포드, 니미츠 등 4척의 항공모함 전단을 중동 해역으로 이동시키고 있으며, 영국의 프린스 오브 웨일스, 프랑스의 샤를 드골 항모 전단까지 합류할 경우 총 6개 항모 전단이 모이게 된다. 이는 걸프전 이후 최대 규모다. 여기에 F-35 스텔스 전투기, B-2A 전략폭격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탑재 잠수함까지 투입되며 이란의 전략시설에 대한 정밀타격 준비가 완료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주한미군 패트리엇·사드, 중동 차출 정황
미국은 중동 증원 전력 보호를 위해 한국에 배치된 방공 자산까지 차출한 것으로 보인다. 3월 말, 오산기지를 출발해 바레인 이사 기지로 향한 C-17A 수송기 20대가 관측됐고, 미 NBC 방송은 주한미군에 배치된 패트리엇 2개 시스템과 사드 1개 포대가 중동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한국군은 이를 부인했으나,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군조차 자산 반출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미연합의 핵심 요격 전력이 사실상 공백에 놓인 셈이다.
미국, 주한미군 감축 기조 지속…한국 대응 미비
주한미군은 이미 지난해 A-10C 24대를 철수했고, 대체 전력 없이 감축이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일본 주일미군에는 F-35A/C, F-15EX 등 최첨단 전력이 지속 배치되고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국의 전략적 입지는 약화되는 반면, 일본은 핵심 축으로 격상되는 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무임승차론’을 자주 언급하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미군 감축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한국, 안보 전략 대전환 시급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방비를 GDP 대비 3~6%까지 늘리고, 징병제 부활 등 비상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주한미군 의존도를 유지하며, 전략자산 이탈에도 별다른 대응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미군이 사드·패트리엇 시스템을 중동으로 재배치한 정황은 향후 한국이 미국의 군사전략에서 얼마나 유연하게 배제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이 주한미군을 ‘유사시 중동 차출’ 자산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정황이 확인된 이상, 한국은 자체 방어력 확충과 함께 독립적인 전략재정비에 나서야 한다. 안일한 대응은 120년 전 을사늑약의 재현을 부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