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 수뇌부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동맹국들이 방위비 부담을 더 나눠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9일(현지시간)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함으로써 얻는 가장 큰 이익은 ‘입지적 우위’”라며 “지금 미군은 있어야 할 곳에 배치돼 있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의 존재가 북한 억지력뿐 아니라 미중 전략경쟁 구도에서 중국 견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사전 제출된 서면 성명에서도 “이 지역에서 주한미군의 주둔은 미국 국익에 여전히 핵심적”이라며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강력한 억지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동맹과 유엔군사령부를 통한 다국적 연대가 지역 안정에 핵심적 역할을 하며, 역내 위기가 세계적 위기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데 중요한 장치라고 평가했다.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새뮤얼 파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은 한국이 미국의 군사 장비 구매에서 5위 국가라고 소개하며, 인공지능(AI) 및 조선 분야 등에서 양국의 협력 확대 가능성을 강조했다.
한편 존 노 국방부 인도태평양 차관보 대행은 “미국은 인태 지역 전체에서 억지력을 재정립하고, 동맹 및 파트너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모든 위협에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부담 공유를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 문제를 다시 꺼내 든 상황과도 연결돼 주목된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실태도 공개됐다. 파파로 사령관은 북한이 최소 1만2천 명을 러시아에 파병했으며, 4천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북한이 그 대가로 우주발사체, 군사위성, 공격형 드론, 첨단 잠수함 기술 등을 얻으려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만 압박에 대해서도 경고가 이어졌다. 노 차관보 대행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 침공 준비를 완료할 것을 명령한 점을 지적하며, “중국의 위협이 급속히 증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파파로 사령관은 중국이 AI, 초음속 무기, 첨단 미사일, 우주 전력 등에서 빠르게 능력을 통합 중이라며, “대만 주변의 중국군 작전은 훈련이 아니라 무력통일을 위한 리허설”이라고 규정했다.
러시아에 가담한 중국인 전투원 체포 사례가 확인된 점도 언급되며, 파파로 사령관은 “러시아의 성공이 중국을 더 대담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파로 사령관은 또 최근 국무부 구조조정으로 축소된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태평양 도서국 지원 정책에 대해 “가장 강력한 지지를 보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