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러시아 연방 안보회의 세르게이 쇼이구 서기장을 평양에서 접견하며 또 한 번의 ‘반미 연대’ 행보에 나섰다. 이번 만남은 북러 간 군사협력 심화를 기정사실화하고, 대미 대결 구도를 국제무대에서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행보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이 21일 평양을 방문한 쇼이구 서기장을 접견했다고 전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받고 상호 인사를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신뢰적이며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담화가 진행됐다고 묘사했으나, 외교적 수사 뒤에는 북러 간 전략적 밀착의 실체가 드러난다.
이번 접견에서는 군사적 사안을 포함한 안보 분야 협력을 비롯해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관계 조약’의 조항을 무조건 실행하겠다는 의지가 강조됐다. 김정은은 특히 “러시아가 벌이고 있는 특수군사작전은 정의의 위업”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적극 지지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된 침공을 두둔한 것으로, 북한이 스스로를 고립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김정은이 푸틴에게 ‘전투적인사’를 전하고 러시아의 ‘투쟁’을 ‘변함없이 지지’하겠다고 언명한 것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더욱 고립된 두 나라가 상호 위안과 체제 보전을 위한 공조체제를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북러 밀착이 단순한 상징적 제스처가 아니라, 실질적 군사협력 및 경제 교류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동북아 정세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다.
한편 쇼이구는 지난해 7월 북한 전승절 행사 참석을 계기로 김정은과 첫 접견한 뒤, 이번이 두 번째 방북이다. 반년 만의 재방문이란 점은 북러 간 정상급 교류가 이례적으로 빈번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그 이면에는 북한의 무기 공급 및 기술 협력 문제도 주요하게 논의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이 외부와의 외교 행보를 러시아와의 ‘친서외교’로 국한시키는 동안, 북한 주민들의 삶은 여전히 봉쇄와 통제로 얼룩져 있다. 대외적으로는 ‘형제국’ 러시아를 향한 과잉 충성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으나, 국제사회에서는 핵·미사일 도발과 인권 유린에 대한 우려만이 커지고 있다. 접견이 거듭될수록 ‘고립 속 연대’라는 자가당착적 외교의 민낯이 더욱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