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규슈 지역에 사거리 1000㎞ 이상의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는 내년까지 군사기지 두 곳에 해당 미사일을 배치할 예정이며, 현재 지대함 미사일 연대가 운용 중인 오이타현 유후인시와 구마모토시가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배치될 무기는 기존 사거리 200㎞였던 12식 지대함 유도탄을 개량한 12SSM-ER로 알려졌다. 개량을 통해 사거리를 1000㎞까지 늘려, 규슈에서 발사할 경우 북한과 중국 일부 지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 미사일 배치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오키나와 방어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일본이 공격을 받을 경우 즉각 반격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다만 대만과 불과 110㎞ 떨어진 오키나와에는 이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을 계획으로, 이는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요이치 시마다 후쿠이현립대 명예교수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일본이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대응”이라며 “안보 강화를 위해 신속한 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이번 군사력 강화 움직임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위비 분담금 관련 발언 이후 나왔다. 지난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일 안보조약이 상호호혜적이지 않다며 “미국은 일본을 보호해야 하지만, 일본은 그럴 필요가 없다. 일본은 우리의 도움으로 돈을 벌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1951년 체결된 미·일 안보조약이 일본의 군사적 행동을 제한하는 평화헌법 9조에 근거하고 있으며, 미국은 일본을 방어할 의무가 있지만 일본은 미국을 방어할 의무가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로버트 두자릭 도쿄 템플대 교수는 “중국이 일본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실제로 개입할지 불확실하다”면서 “일본이 미국의 군사적 지원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면 핵무장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