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침묵이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에도 북한은 대남 적대 담화나 상징적 도발을 일절 자제하며 ‘전략적 모호성’으로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이는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고 다양한 전략적 옵션을 모색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김정은, 이례적인 행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3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며 18일 만에 첫 공개 행보에 나섰다. 이는 지난달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과의 면담 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활동으로, 그동안 활발했던 공개 행보와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은 올해 김정일 사망 추모행사를 간소화했으며, 과거와 달리 군사적 도발 없이 조용히 행사를 마무리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국 내 정치 상황에 개입하지 않으려는 북한의 신중한 태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계엄 사태 이후 신중한 대응
12월 3일 발생한 ‘불법 계엄 사태’에 대해서도 북한은 절제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 사건을 단 두 차례 보도했으며, 한국과 외신을 인용한 사실 보도 형식에 그쳤다. 이는 북한이 대남 선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과거 사례와 대비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남측의 계엄 상황을 상세히 다루는 것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북한이 전략적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략적 모호성’ 선택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의 몰락이 북한에게 유리한 정세를 제공했다고 평가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탄핵과 관련해 선전·선동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며, “신중한 관찰을 통해 이후 전략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국제 정세와 남북 관계를 둘러싼 복잡한 역학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북한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