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25년 새해 달력에서 ‘주체연호’를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김일성의 생일 ‘태양절’과 김정일의 생일 ‘광명성절’은 그대로 표기돼 이례적인 변화로 주목받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5일, 중국 단둥 지역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중국 내 파견된 자국 회사들에 배포한 새해 달력에서 주체연호가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달력에는 평양의 밤거리와 새로 건설된 화성거리, 려명거리 등 주요 건축물 사진이 담겨 있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국문출판사에서 발행했다고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변화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10월 12일까지는 ‘주체 113(2024)년’으로 표기하던 연도가 10월 13일부터는 서기 연도로만 표시되기 시작했다. 주체연호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912년을 기준으로 한 북한 고유의 연호 체계다.
소식통은 “북한의 달력은 전통적으로 당국의 정책 선전 도구로 활용돼 왔다”며 “이번 달력은 김정은의 수도 건설 방침에 따라 평양의 변화상을 자랑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달력에 담긴 사진과 달리 평양은 전력난으로 밤에는 매우 어두운 상태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심양 주재 북조선 영사관에서도 2025년 달력을 배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양의 또 다른 소식통은 “달력에서 주체연호는 사라졌으나,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일을 기념하는 명절 표기는 유지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인 1월 8일은 여전히 공식 표기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권위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상징적 체계를 조정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김일성·김정일 우상화와 주체사상의 흔적을 축소하면서도, 주요 기념일은 그대로 유지해 내부 혼란을 방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