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랜 시간 협력해온 중동의 핵심 우방국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이 붕괴하면서 북한의 대중동 외교 정책이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24년간 강압통치를 유지했던 아사드 정권의 몰락은 북한으로 하여금 국제 관계의 변화를 재평가하게 만들고, 자위정책 강화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게 했다.
수십 년간 지속된 북한-시리아 협력
북한과 시리아는 1966년 수교 이후 군사와 경제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다. 북한은 1973년 욤키푸르 전쟁 당시 시리아에 전투기 조종사와 군사 자문을 지원했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무기를 공급해왔다. 특히, 2000년대 초에는 알키바르 핵반응로 건설을 지원하는 등 군사 협력에서 깊은 관계를 보여주었다.
시리아는 북한의 대중동 정책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으며, 아사드 정권은 북한에 있어 신뢰할 수 있는 주요 협력국이었다. 그러나 아사드 정권의 붕괴로 인해 북한의 대중동 외교 전략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러시아·이란 의존에 대한 경고
아사드 정권의 몰락은 북한으로 하여금 러시아와 이란에 대한 의존성을 재검토하도록 만들었다. 러시아와 이란은 북한의 오랜 협력국으로, 특히 북한의 군사 및 경제적 지원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 두 국가는 아사드 정권을 보호하기엔 한계를 보이며, 북한에게 의존의 위험성을 실감하게 했다.
크리스토퍼 그린 네덜란드 라이덴대 교수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가 우크라이나 전쟁 동안만 유지될 수 있는 임시적 성격임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소련 붕괴 후 러시아로부터 외면받은 경험이 북한에 깊이 남아 있음을 강조하며, 북한이 러시아 및 이란과의 관계를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위정책 강화 전망
시리아 정권 붕괴는 북한으로 하여금 자위 능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러시아와 이란이 시리아를 지원하지 못하면서 북한은 자체적인 핵무기와 군사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의 대외정책 변화보다는 기존의 자립적 안보 전략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아사드 정권의 붕괴로 중동에서 신뢰할 수 있는 협력국을 잃었지만, 핵무기 보유를 중심으로 한 자위정책은 지속적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이는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심화시킬 수 있지만, 동시에 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