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있는 문화유산은 대한민국에서 어떤 법적 지위를 가질까. 현실적으로는 북한이 관리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헌법과 법체계에서는 북한 문화유산을 한민족 공동의 역사와 문화유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헌법상 북한 지역 역시 대한민국 영토에 포함된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이러한 헌법적 해석은 북한 지역에 존재하는 고분, 사찰, 궁궐, 성곽, 유적 등 문화유산에 대해서도 역사적·법률적 의미를 부여하는 근거가 된다.
현행 문화유산 관련 법률 역시 문화유산을 민족문화의 계승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남북을 구분해 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달리 평가하지 않는다. 고구려 고분군, 개성의 고려궁성과 만월대, 평양 일대의 고구려 유적, 묘향산 보현사 등 북한의 대표 문화유산도 우리 민족 전체의 문화유산으로 인식된다.
다만 법적 인식과 현실은 다르다. 북한 지역은 대한민국 정부의 행정권이 미치는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국가유산청이 직접 조사하거나 보수·정비 또는 국가지정문화유산으로 관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 보존과 관리, 발굴 및 활용은 북한 당국이 담당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북한 문화유산은 북한 명의로 관리된다. 북한은 유네스코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고구려 고분군과 개성역사유적지구 등은 북한이 신청해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이에 따라 국제기구와의 협력이나 보존사업도 북한 정부를 통해 이뤄진다.
전문가들은 북한 문화유산은 정치적 대립과 별개로 한민족의 역사와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산이라고 평가한다. 남북관계가 개선될 경우 공동 조사와 복원, 학술연구를 확대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과거 남북관계가 비교적 안정됐던 시기에는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사업과 고구려 유적 공동 연구 등이 추진되며 문화유산을 통한 협력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결국 북한 문화유산은 대한민국 헌법과 역사적 관점에서는 민족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인정되지만, 행정적·국제법적 관리 권한은 현재 북한이 행사하는 이중적 성격을 갖고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북한 문화유산은 통일 이후 문화정책과 문화재 보존 분야에서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