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전사자 유해의 상호 봉환을 통해 한미동맹의 역사적 의미와 인도적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주한미군은 최근 서울공군기지에서 대한민국 국방부 군악대와 미8군 군악대가 함께 참여한 가운데 한미 전사자 유해 봉환식(Joint ROK-U.S. Repatriation Ceremony)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이 발굴한 대한민국 군인으로 추정되는 유해 10구가 조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반대로 대한민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MAKRI)이 발굴한 미군 추정 유해 3구는 미국 측에 인계됐다.
행사에서는 양국 군악대가 함께 연주하며 한국전쟁과 이후 군사작전 과정에서 희생된 장병들의 넋을 기렸다. 전사자에 대한 존경과 예우를 바탕으로 한미 양국이 공동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국민을 보호하는 데 있다. 그러나 전쟁과 국가적 위기 속에서 희생된 이들에 대한 책임은 생전에서 끝나지 않는다. 전사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국가가 마지막까지 국민을 기억한다는 약속이자 국가의 품격을 보여주는 척도다.
한국과 미국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전사자와 실종자 수색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군사협력을 넘어 인간의 존엄성과 희생에 대한 존중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상호 유해 봉환은 한미동맹이 안보협력에만 머무르지 않고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희생자를 기억하는 인도주의적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군 유해의 귀환은 국가가 끝까지 장병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메시지이며, 미군 유해의 미국 송환 역시 동맹국에 대한 신뢰와 책임을 상징한다.
행사 종료 후 미군으로 추정되는 유해는 신원 확인을 위한 법의학적 분석 절차를 거치기 위해 미국 하와이에 위치한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 연구소로 이송됐다.
전문가들은 전사자 유해 발굴과 봉환 사업이 단순한 과거사 정리가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국가의 책임과 공동체의 가치를 전달하는 중요한 국가적 책무라고 평가한다.
국가의 품격은 경제 규모나 군사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얼마나 기억하고 예우하는가에 의해 평가된다. 이번 한미 전사자 유해 봉환식은 희생을 잊지 않는 국가, 그리고 그 가치를 함께 지키는 한미동맹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