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가 굉음을 내며 수직으로 상승하고 여러 대의 항공기가 불과 몇 미터 간격을 유지한 채 대형을 바꾼다. 관람객에게 에어쇼는 화려한 볼거리지만, 개최국과 항공업계가 에어쇼를 여는 목적은 단순한 공연에 머물지 않는다.
에어쇼는 크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군사·지역 축제형 행사와 기업·정부 관계자가 참여하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로 나뉜다. 일부 행사는 평일에는 거래와 상담 중심으로 운영하고, 후반부에는 일반 관람객에게 비행 시범과 항공기 전시를 공개한다.
군이 에어쇼를 여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공군력과 임무 수행 능력을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전투기의 급상승과 급선회, 수송기의 저고도 비행, 헬기의 제자리 비행 등은 조종사의 기량뿐 아니라 항공기의 기동성과 운용 능력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군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신뢰를 높이는 목적도 있다. 평소 출입하기 어려운 공군기지를 개방하고 항공기와 장비를 공개하면 군이 수행하는 방공·수송·구조 임무를 쉽게 알릴 수 있다. 참전용사를 기리고 지역사회와 관계를 강화하는 행사로 활용되기도 한다.
조종사와 정비사, 관제사 등 항공 분야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목적이다. 미국 공군은 공식 자료에서 시범비행팀의 임무로 공군력 홍보와 함께 모집·인력 유지, 국민 및 국제사회와의 관계 강화를 제시하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항공·우주 체험과 과학기술 교육이 에어쇼에 포함되는 이유다.
국제 에어쇼에서는 산업적 기능이 더욱 두드러진다. 항공기 제조업체는 새 여객기와 전투기, 헬기, 무인기 등을 실제 비행으로 선보인다. 구매자는 속도와 상승 능력, 소음, 조종 성능 등을 현장에서 살필 수 있다. 완성품 업체뿐 아니라 엔진·전자장비·소재·정비 기업도 참가해 공급 계약과 공동개발 기회를 찾는다.
에어쇼에서 공개되는 대규모 항공기 계약은 행사의 상징적인 장면이다. 다만 발표된 구매 의향서나 양해각서가 모두 확정 주문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격 협상과 정부 승인, 금융 조달 등의 절차가 남아 있어 발표 금액만으로 실적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군용기 전시는 방산 외교와도 연결된다. 개최국은 자국의 항공 기술과 군사력을 우방국에 보여주고, 정부와 군 관계자는 무기 도입과 공동훈련, 기술협력 문제를 논의한다. 여러 국가가 편대비행이나 시범비행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국가 간 안보협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지역경제 효과도 에어쇼 개최 이유 가운데 하나다. 행사 기간 관람객과 업계 관계자가 몰리면서 숙박·교통·음식점 수요가 늘어난다. 개최 도시는 항공산업과 관광도시 이미지를 동시에 홍보할 수 있다.
반면 안전과 소음, 비용 문제는 에어쇼가 안고 있는 과제다. 저고도에서 고난도 기동을 실시하는 만큼 조종사 자격과 기상 조건, 관람객과의 안전거리, 비행구역 통제가 엄격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조종사뿐 아니라 지상 관람객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군용기의 연료 소비와 배출가스, 인근 주민의 소음 피해도 논란이 된다.
에어쇼는 하늘에서 펼쳐지는 공연이지만 그 이면에는 군사력 홍보, 인재 확보, 항공기 판매, 기술 교류, 외교와 지역경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결국 에어쇼의 굉음은 항공기의 성능을 알리는 소리이자 국가와 기업이 자국의 기술력과 영향력을 세계에 보여주는 메시지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