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장기 억류 중인 한국인 선교사들의 석방과 생환 문제를 논의하는 국제회의가 2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새천년관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는 북한억류국민가족회와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연세대학교 동서문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했으며, 피해자 가족과 북한 억류 경험자, 국내외 인권 전문가, 정치권 인사들이 참석했다.
현재 북한에는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 등 한국 국민 6명이 장기 억류된 상태다. 이 가운데 김정욱 선교사는 2013년, 김국기 목사와 최춘길 선교사는 2014년 각각 북한 당국에 체포돼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2017년 북한에 억류됐다가 2018년 석방된 한국계 미국인 김학송 선교사의 증언도 이어졌다.
김학송 선교사는 “체포 직후 이유도 모른 채 보위부 조사실로 끌려갔고, 독방에 수감된 채 지속적인 협박과 조사를 받았다”며 “가족의 안전까지 거론하며 자백을 강요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39일 동안 이어진 조사 과정에서 극심한 두려움과 절망을 겪었다”며 “함께 일했던 고아들의 이름을 적으라는 요구를 받았을 때가 가장 큰 고통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 악몽과 파킨슨병 증세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욱 선교사의 형인 김정삼 북한억류가족회 공동대표는 “선교사들은 북한 주민과 탈북민을 돕던 인도주의 활동가들”이라며 “가족들은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오랜 세월 고통을 감내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흐르면서 가족들도 고령화되고 있고, 일부 가족은 귀환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며 “국제사회와 정부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춘길 선교사의 아들 최진영 씨도 “아버지는 굶주린 주민들에게 빵과 비타민을 전하려 했을 뿐”이라며 “억류자들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말했다.
정치권과 국제 인권 관계자들도 북한의 장기 억류 문제 해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가브리엘라 시트로니 유엔 강제·비자발적 실종 실무그룹 의장은 “기억에서 잊힐 때 사람들이 사라진다”며 “가족들 역시 강제실종의 피해자”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와 시민단체, 정부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북민 출신인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유엔도 억류 문제를 국제 인권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즉각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부 역시 자국민 보호라는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