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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는 국제 구호선단 활동에 참여해온 활동가 김아현 씨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행 선박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체포됐고 이후 귀국했다. 이후에도 다시 가자지구행 민간 구호선박에 탑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는 인권활동과 법치주의 사이의 충돌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외교부는 올해 4월 김씨의 여권을 무효화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가자지구가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만큼, 무단 진입 시 여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 역시 김씨 측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다만 김씨는 여권 무효화 조치 이전 이미 해외로 출국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현행 여권법상 정부 허가 없이 여행금지 국가나 지역을 방문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외교부는 국민 안전 보호 차원에서 해당 조치를 시행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민단체와 일부 인권단체는 정부의 여권 무효화 조치가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 측은 유엔 인권 절차에 긴급 진정을 제기하며 표현과 이동의 자유 침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정부의 공식 제재와 사법 판단을 인지한 상태에서 다시 구호선 활동에 참여한 것은 결과적으로 국가의 법적 통제를 우회한 행위라는 지적이다. 특히 반복적으로 법적 위험을 감수한 뒤 현지에서 체포되자 대한민국 정부에 영사 조력을 요청하는 태도가 모순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번 논란은 인권운동의 정당성과 별개로, 활동 방식이 법치주의의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국제 인권과 인도주의적 가치가 중요하더라도, 국가가 국민 안전을 이유로 정한 법적 제한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행위까지 정당화될 수 있느냐는 문제다.
정치권에서도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스라엘의 구호선 나포를 강하게 비판하며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 체포영장 집행 여부를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을 국제법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사유로 잡아간 것이 맞느냐”고 언급하면서도, 활동가들의 정부 방침 위반 문제는 “우리 내부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국제형사재판소 ICC는 2024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전쟁범죄 혐의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한국은 ICC 로마규정 가입국이다.
다만 대통령이 외국 정상의 체포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을 두고 외교적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일부 언론은 국가 지도자의 공개 발언으로는 지나치게 강경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친이스라엘·친팔레스타인 구도로만 해석하기 어렵다. 국제사회에서 인권과 평화 문제는 중요하지만, 동시에 법치주의와 국가 질서 역시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 가치이기 때문이다. 특정 진영에 대한 맹목적 지지가 아니라, 국제법과 국내법, 그리고 보편적 인권 원칙을 함께 바라보는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