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출신 탈북민 가운데 약 4명 중 1명꼴로 방사선 피폭과 관련될 수 있는 염색체 변이가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핵실험과의 직접적 인과관계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가 2024년 풍계리 인근 8개 시·군 출신 탈북민 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검사에서 12명, 비율로는 34%에서 방사선 노출에 따른 염색체 이상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 검사는 과거 누적 방사선 노출량을 추정하는 ‘안정형 염색체 이상 검사’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해당 검사에서 최소검출한계(0.25Gy)를 넘는 수치가 확인된 사례가 12명이다. 반면 최근 3~6개월 내 노출 여부를 확인하는 ‘불안정형 검사’에서는 모두 기준치 미만으로 나타났다. 최근이 아닌 과거 시점에서 방사선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들 변이는 핵실험 과정에서 방출된 요오드-131, 세슘-137, 스트론튬-90, 플루토늄-239 등 방사성 물질이 공기나 식수 등을 통해 체내에 유입되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현재까지 해당 검사 대상자 가운데 방사선 피폭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암 발병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염색체 이상은 의료용 방사선, 흡연, 유해 화학물질 등 다양한 요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어 핵실험 영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2023년부터 3년간 진행된 전체 조사에서도 총 174명 중 44명, 약 25%에서 유사한 염색체 이상 가능성이 나타났다.
정확한 인과관계 규명을 위해서는 풍계리 일대 식수와 토양 등 환경 시료 분석이 필요하지만, 북한의 비협조로 관련 조사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 역시 조사 한계로 인해 원인 특정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는 북한의 핵 활동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최근 영변과 강선 일대 우라늄 농축시설이 계속 가동 중인 정황이 보인다며 우려를 표했다. 북한은 2009년 이후 국제 사찰단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현재 핵 활동 감시는 위성자료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북핵 프로그램 지속과 관련해 국제사회 긴장도는 다시 높아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