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9차 당대회를 개막한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의 장녀 김주애 후계 구도와 관련한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김여정과 김주애 간 권력투쟁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정 부소장은 20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해 “김주애는 이미 2인자에 준하는 예우를 받고 있다”며 “후계 구도는 상당히 진전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당대회의 관전 포인트로 새로운 국방 노선 제시 여부와 김주애의 공식적 지위 부여 가능성을 꼽았다. 북한은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극초음속 미사일과 핵잠수함 개발 등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이후 관련 무기체계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에는 다탄두 ICBM으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 부소장은 김주애의 후계자 부상 흐름이 2022년 11월 첫 공개 행보부터 예고됐다고 봤다. 당시 북한 매체가 김주애에게 ‘존귀하신’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해당 표현은 과거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 극히 제한된 인물에게만 사용됐다”며 “상징적 수사가 아니라 후계 수순의 신호”라고 해석했다.
북한 체제를 사실상 왕정적 성격의 세습 국가로 규정한 그는 “백두혈통 중심의 권력 승계는 구조적 특성”이라며 “딸이 후계자가 될 수 없다는 규범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주애의 향후 직함과 관련해선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공식 직책 없이 후계 수업을 지속하는 방안, 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 선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선출 등이다. 이 가운데 당 중앙위 제1비서 선출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점쳤다.
김주애의 존재와 관련해선 아들이 없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정 부소장은 과거 원산 체류 당시 가족 구성원에 대한 외부 증언을 언급하며 “김정은에게 아들이 존재한다면 공개 행보에서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공개된 사진 변화도 주목했다. 김정은보다 김주애를 전면에 배치한 사진, 그리고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당시 중앙 자리에 세운 장면은 상징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는 “사실상 후계 신고식에 가까운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김주애의 강경 통치 가능성에 대해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김여정의 대외 담화 스타일을 예로 들며 “김정은보다 강한 어조를 구사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여정과 김주애 간 권력투쟁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김주애 띄우기를 주도하는 핵심 부서가 당 선전선동부이고, 김여정이 그 라인에 있다”며 “후계 구도 안착에 협력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조직·인사 라인이 아닌 선전 부문을 맡고 있는 점도 권력욕과는 거리가 있다는 해석이다.
과거 김정일 사망 직후 장성택 섭정설이 제기됐지만 2년 내 처형으로 귀결된 사례를 언급하며 “북한 권력구조를 한국식 상식으로 해석하면 오판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정 부소장은 “김정은과 김여정은 스위스 유학 시절을 함께 보낸 특수 관계”라며 “신뢰가 깊은 만큼 공개적 권력투쟁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