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제15차 5개년 계획의 첫해를 맞아 연초부터 고강도 반부패 사정에 착수했다. 중국군 서열 2위로 꼽히는 장유샤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군부 전반으로 사정의 칼날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중국 국방부는 24일 장유샤 부주석과 류전리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겸 연합참모부 참모장이 심각한 기율 위반과 불법 행위 혐의로 입건돼 심사·조사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심각한 기율 위반’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부정부패 혐의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 중앙정치국원인 장유샤는 시진핑에 이어 중국군 서열 2위에 해당하는 핵심 인사다. 산시성 웨이난 출신으로 군 내 산시성 인맥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산시방과 혁명 원로 자제 그룹인 태자당을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 그의 부친 장쭝쉰 상장은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 전 부총리와 국공내전 당시 함께 싸운 전우 관계로 알려져 있다.
함께 조사 대상이 된 류전리는 허베이성 롼청 출신으로 병사로 입대해 연합참모부 참모장까지 오른 자수성가형 군 인사다. 베이징군구와 82집단군을 거쳐 인민무장경찰부대 참모장, 육군 사령관을 역임했다.
장유샤와 류전리는 지난해 12월 22일 상장 진급식에 참석한 이후 약 한 달간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기간을 전후해 장유샤의 신변 이상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중국은 시 주석 집권 이후 반부패를 핵심 통치 기조로 삼고 고위 간부를 대상으로 한 사정 작업을 지속해 왔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기율검사·감찰 간부 1만840명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고, 이 중 3763명이 처벌을 받았다. 군부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중앙정치국위원을 지낸 허웨이둥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먀오화 전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 주임이 심각한 기율·법률 위반을 이유로 당과 군에서 제명됐다. 다만 중앙정치국원이나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급 인사가 직접 조사 대상에 오른 사례는 드물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유샤를 둘러싸고는 최근 수년간 군부 숙청 과정에서 시 주석과의 갈등설도 제기돼 왔다. 이달 20일 장관급 당정군 고위 간부가 참석한 세미나에 장유샤가 불참하면서 낙마설이 다시 확산되기도 했다.
이번 조사로 중앙군사위원회 7인 체제 가운데 현재 실질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는 인사는 시 주석과 지난해 10월 새로 부주석에 임명된 장성민 등 극소수만 남게 됐다. 중국 군부를 향한 반부패 사정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