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장관 직속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미래전략 분과위원회가 드론작전사령부 폐지를 권고했다. 2023년 9월 창설된 드론작전사령부는 출범 2년여 만에 해체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표면적 이유는 육·해·공군과의 기능 중복에 따른 비효율 해소다.
자문위 권고의 배경에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군 조직 전반에 대한 구조 재편 논의가 깔려 있다. 내란 특검팀은 지난해 말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계엄 선포 여건 조성을 위해 2024년 10월 무인기를 북측 평양에 보냈다는 혐의로 기소했고, 전 방첩사령관과 전 드론작전사령관도 재판에 넘겨졌다. 자문위는 이달 초 방첩사 폐지에 이어 드론작전사령부 폐지를 연이어 권고했다.
국방부는 권고 직후 “현대전에서 드론 전사 양성의 중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공식 방침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달 초 장성 인사에서 소장이 맡던 드론작전사령관 자리에 육군 준장을 직무대리로 보임하면서 조직 축소가 현실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드론작전사령부 창설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가속됐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공격용·정찰용 드론이 전장의 양상을 바꾼 데다, 같은 해 12월 북한 무인기가 서울 대통령실 인근 상공까지 침투하면서 통합 드론 전력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드론 전담 사령부를 먼저 없애는 결정이 미래 핵심 전력 운용을 약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군 안팎에서 제기된다.
국제 흐름도 이런 우려에 힘을 싣는다. 미국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중동 분쟁 사례에서 드론은 정찰을 넘어 타격과 전자전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북한 역시 자폭 드론과 정찰 드론 시험을 잇달아 공개하며 대량 생산과 인공지능 결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통합 지휘·연구 기능 없이 각 군에 드론 운용을 분산하면 전술·전략 축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문위는 드론작전사령부 해체 이후 드론 전투 발전 방안을 통합적으로 추진하라고 권고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제시한 ‘50만 드론 전사 양성’ 구상도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육·해·공군과 해병대가 처음으로 합동 운용 체계를 구축했던 드론작전사령부를 대체할 구체적 통합 모델은 제시되지 않았다.
군 내부에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드론을 개인 화기처럼 보급하는 단계로 발전시키면 별도 사령부가 필요 없다는 주장과, 대규모 작전 기획과 전술·전략 연구를 담당할 전문 조직은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이 맞선다. 군사 연구기관들은 군단급 이상에서 드론을 체계적으로 운용할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자문위는 위법한 명령에 대한 거부권을 명시하도록 군인복무기본법 개정도 권고했다. 위법한 명령을 거부해도 항명죄로 처벌받지 않도록 면책 규정을 두고, 현장에서 판단할 기준을 제시하라는 내용이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해 합동작전사령부를 신설하고, 전략사령부를 대통령·국방부 장관 직속으로 재편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우주 영역 대비를 위한 우주사령부 창설 필요성도 제기됐지만, 당분간은 위성 관리 중심의 제한적 역할에 머물 가능성이 거론된다.
드론작전사령부 폐지 권고를 둘러싼 논의는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미래전 대비 체계 전반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통합 지휘와 연구 기능을 어떻게 유지할지에 따라 한국군의 드론 전력 경쟁력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