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의 영향력을 활용해 북한과의 대화 국면을 복원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공식 요청할 계획이지만, 중국의 실제 호응과 북한의 태도 변화라는 이중의 변수가 남아 있다.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재개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방한했으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무응답 속에 성과 없이 귀국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 직전까지도 일정 변경 가능성을 열어두며 북한의 반응을 기다렸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한미 양국은 오는 4월로 거론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가능성을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또 다른 기회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국 정부는 중국이 중재자 역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정부는 한반도 평화공존 프로세스를 본격화하기 위해 중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이러한 요청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응할지, 또 중국이 움직인다고 해도 북한이 실제 대화 테이블로 복귀할지는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외교적 밀착을 강화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중국의 영향력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분석한다. 중국은 여전히 북한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자 외교적 후견인 역할을 해온 국가로, 전략적 선택지에서 배제되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런 맥락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방중을 앞두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점도 주목된다. 중국의 핵심 이익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선제적으로 던짐으로써, 한반도 문제에서 보다 전향적인 역할을 이끌어내려는 외교적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중국의 협조 의지와 북한의 전략적 판단이 맞물릴 경우에만 대화 재개의 실질적 진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그 가능성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