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알렉산드르 이바노비치 마체고라 북한주재 러시아대사의 별세와 관련해 조전을 보낸 사실이 9일 노동신문을 통해 확인됐다. 김정은은 조전에서 국가 명의와 자신의 이름을 함께 내세워 러시아 지도부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다.
러시아 외교부 역시 같은 날 부고를 발표해 마체고라가 12월 6일 71세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그를 “조러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과 심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 외교관이자 애국자”라고 평가했다. 또 “현재 양국 관계가 역사적으로 최고 수준에 오른 것은 그의 장기간 집중적인 노력의 결과이며, 그는 이 과정의 ‘사상적 고무자’, ‘기관차’와 같은 존재였다”고 강조했다.
마체고라는 최근까지 건강 이상이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11월 21일 대사관 직원들에게 생일 축하를 받았고, 같은 달 말에는 모스크바로 짧은 출장을 다녀왔다. 러시아 외교부는 그가 지난달 말 모스크바 외무성 본부를 찾아 동료들과 만났다고 밝혀, 실제 사망 장소가 평양이 아닌 모스크바로 추정되는 근거가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은 조전에서 “마체고라는 지난 30여년간 조러 친선관계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조선 인민의 벗이자 동지였다”며 “오늘의 공고한 동맹 수준에는 그의 정열적 노력이 깊이 배어 있다”고 추모했다.
마체고라는 1978년 모스크바국제관계대학(MGIMO)을 졸업한 뒤 소련·러시아의 대조선 업무에 일관되게 종사해 온 대표적 ‘조선통’으로 평가된다.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외교관 직책을 맡았고, 1999~2003년 북한주재 러시아대사관 1등서기관 겸 영사, 부산 주재 러시아 총영사관 참사영사 등을 거쳤다. 이후 2006~2011년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 공사참사, 2011~2014년 러시아 외무성 아시아1국 부국장을 역임했다. 2014년 12월 북한주재 러시아대사에 임명된 뒤 10년 넘게 평양에서 근무하며 북·러 관계의 핵심 인물로 자리해 왔다.
그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알렉산드르 넵스키훈장(2024), 친선훈장(2018)을 받았으며, 북한에서도 2015년 친선훈장 1급을 받는 등 양측 모두에서 공로를 인정받았다.
북·러 정상이 긴밀한 협력을 선언하며 군사·경제 분야 연대를 강화하는 시점에 마체고라의 갑작스러운 별세는 양국 외교 채널에서 상징적 손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양국 정부는 그가 남긴 기여를 높이 평가하며 유가족에게 조의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