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현대사 사료 편찬 사업을 주도해 온 김광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석좌교수가 7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66세. 학계에 따르면 김 교수는 강연을 위해 중국 연변대를 방문하던 중 현지에서 갑작스럽게 쓰러져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1958년 태어나 한양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국사편찬위원회에 합류해 편사연구사와 편사연구관으로 활동했으며, 최근까지 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와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석좌교수로 연구를 이어왔다.
그는 해방 이후 북한의 문건과 사료를 집대성하는 ‘북조선실록’ 편찬을 2018년부터 이끌었다. 올해까지 8년째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총 210권이 발간됐으며, 1차분 30권만 해도 200자 원고지 13만여 매에 달하는 분량으로 평가된다. 기록 시점은 1945년 8월 15일부터 1949년 6월 30일까지로, 북한 연구자들 사이에서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신뢰도 높은 사료집으로 꼽혀 왔다.
제자들은 김 교수가 “기록이 없으면 역사도 없다”는 신념을 평생 강조해 왔다고 회고했다. 그는 생전 출판 행사에서 실록을 1000권까지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김민주씨와 딸 명선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1호실이며, 발인은 13일 오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