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이 11월 5일 경남 사천 기지에서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에 직접 탑승해 시험비행을 실시했다. 손 참모총장은 조종석에 앉는 순간 “오랜 시간 엔지니어들과 테스트 파일럿들이 흘린 땀과 열정이 느껴졌다”며 이날 비행을 자신의 인생에서 세 번째로 가슴 설레었던 순간으로 꼽았다.
손 참모총장은 비행 중 AESA 레이더 등 첨단 항공전자장비를 활용해 가상 적기를 모의 격추하는 전술시험을 진행했고, 기동성·추력·무장 탑재 능력 등에서 5세대 전투기에 근접한 성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군 측은 이번 지휘비행이 KF-21의 성능을 직접 체감하고 향후 해외 군사외교 무대에서 기종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KF-21 보라매는 그간 시제기·프로토타입 시험비행을 거쳐 양산 준비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방위사업청은 양산 1호기의 최종조립을 진행했고, 첫 양산 기체는 2026년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해왔다. 정부·업계는 KF-21을 단순 전력 보강을 넘어 K-방산의 수출 주력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손 참모총장은 “KF-21은 대한민국의 기술력과 자주국방의 상징”이라며 앞으로 공군이 KF-21 운용 경험을 우방국과 공유하고 방산 협력의 장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향후 기체의 해외 마케팅과 군사외교에 대한 공군의 적극적 역할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읽힌다. 국내외 방산 관계자들은 KF-21의 시험 성과와 운용 준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KF-21 프로그램은 인도네시아 등 국제 협력 요소와 수출 가능성을 둘러싼 논의가 지속돼 왔다. 정부와 KAI는 양산·인도 일정을 지키는 한편, 국제 전시회와 실비행 시연 등을 통해 기종의 신뢰성과 성능을 입증해 수출 성과로 연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손석락 참모총장의 직접 시험비행이 그런 홍보·신뢰 구축 활동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