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10월 20일 서울 중앙청에서는 미군정 최고책임자 존 R. 하지(John R. Hodge) 중장이 주재한 ‘연합국 환영대회’가 열렸다. 해방 직후 서울 한복판에서 열린 이 행사는 조선이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난 뒤 처음으로 연합국 측 대표가 공식 연설을 한 자리였다.
당시 중앙청 앞 광장에는 미군정 관계자와 행정요원, 조선인 관리 및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행사장에는 미군 국기와 태극기가 나란히 게양됐고, 하지 중장은 군복 차림으로 단상에 올라 “조선은 자유를 되찾았으며, 우리는 조선을 민주주의로 이끄는 임무를 맡았다”고 선언했다.
이날의 장면은 곧 미군정 통치의 시작을 상징하는 역사적 순간으로 기록됐다. 하지 중장은 미 제24군단장으로서 9월 8일 인천에 상륙해 일본군의 항복 절차를 지휘한 인물로, 이후 미군정청(USAMGIK)의 최고사령관으로 서울 중앙청을 집무지로 사용했다.
당시 촬영된 이 사진은 현재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국사편찬위원회 자료에 ‘1945년 10월 20일 중앙청 연합국 환영대회 – 하지 중장 연설 장면’으로 보존돼 있다.
이 행사는 ‘해방의 기쁨’과 동시에 ‘군정 통치의 서막’을 알린 장면으로, 해방 직후 조선의 정치적 공백 속에서 미군정이 실질적인 행정 주체로 등장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장면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