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번 도발은 지난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제사회에 대한 존재감 과시와 미국·중국 등 주요국 정상의 방한을 겨냥한 의도적 행동으로 분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22일 오전 8시 20분께 “북한이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350㎞로 추정되며, 군 당국은 기종과 사거리 등 세부 제원을 분석 중이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 5월 8일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가’형과 600㎜ 방사포 발사 이후 5개월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주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할 예정인 가운데, 이를 앞둔 시점에서의 발사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도발이 단순한 무력시위가 아니라,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적 메시지’로 보고 있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최근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무기 체계의 실전 배치를 과시하고 있다”며 “동시에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한 북한식 대응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추진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히며 외교 채널 복원을 시도하고 있으나, 북한은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 발사로 인해 향후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한미·한중 정상 간 대북 공조 논의가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