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해병’ 사건을 수사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국방부 직할 수사기관인 조사본부의 차장 직무대리로 보직을 옮긴다. 지난 7월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복귀한 지 3개월 만으로, 군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가 그가 조만간 별(준장)을 달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복수의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는 21일 자 인사에서 박 대령을 국방부 조사본부 차장 직무대리로 임명할 예정이다. 조사본부장은 박헌수 전 본부장이 ‘12·3 비상계엄 문건’ 사건으로 기소돼 휴직 상태이며, 김상용 차장 역시 같은 혐의로 직무에서 배제돼 해당 직위가 비어 있었다. 현재는 육군 군사경찰실장이 본부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박 대령은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복귀한 이후 이번에 조사본부 차장 대리로 이동하면서, 사실상 군 최고 수사기관의 ‘넘버 투’ 자리를 맡게 됐다. 군 내부에서는 “차장 대리 임명이 향후 본부장 승진을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 대령은 2023년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던 중 상부의 ‘경찰 이첩 중단’ 명령을 거부하고 자료를 넘긴 혐의(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로 기소됐다. 그러나 올해 1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군 검찰의 항소가 있었으나 지난 7월 순직해병 특검이 항소를 취하하면서 무죄가 확정됐다. 이후 그는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복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월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박 대령에게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여했다. 국방부는 당시 “불법·부당한 명령을 거부해 헌법적 가치 수호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박 대령은 내달 예정된 장성급 인사에서 준장으로 진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그가 조사본부를 이끌 핵심 인물로 사실상 낙점된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