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내부 전산망에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4성이 아닌 3성으로 잘못 기재되면서 군 안팎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단순 오류라는 해명이 나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장성급 감축을 공언한 상황과 맞물려 민감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브런슨 사령관뿐 아니라 로널드 클라크 미 육군 태평양사령관도 중장으로 표기됐다. 클라크 측은 “기술적 오류로 이미 수정됐다”고 설명했으나, 일각에서는 주한미군 지휘 체계의 위상 축소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오는 30일 버지니아 콴티코 해병대 전쟁대학에서 전 세계 장성급 지휘관들을 불러 회의를 연다. 구체적인 의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장관이 장성 20% 감축 방침을 밝힌 뒤 실제로 수십 명을 해임한 전례가 있어 대규모 인사 조치 가능성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정치적 성격이 짙어질 전망이다. 미 예비역 벤 호지스 중장은 소셜미디어에 “1935년 나치 독일이 장군들을 소집해 히틀러 충성을 강요했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고 비판했다.
안보상 우려도 있다. 중동·유럽·인도태평양 지휘관들이 동시에 한자리에 모이는 것 자체가 위험 요소라는 지적이다. 연방정부 회계연도 종료일과 겹쳐 정부 셧다운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점이라는 점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국방부는 “헤그세스 장관이 군사 표준과 전사의 정신을 강조하는 연설을 준비 중”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잇따른 고위 장교 해임에 이어 주한미군사령관까지 감축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면서, 한반도 방위 태세에도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