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자애로운 어버이상’을 강조하며 전쟁 희생자 가족을 직접 위로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는 지도자의 눈물을 전면에 내세우는 이른바 ‘눈물 정치’의 전형으로, 북한 내부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대외적으로 인도적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김정은은 전쟁이나 재난의 피해자 유가족을 만나 울먹이는 모습을 자주 연출해 왔다. 이러한 장면은 고난 속에서도 인민과 함께하는 ‘지도자-어버이’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수단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사회가 전쟁 희생과 인도적 문제에 주목하는 가운데, 김정은이 병사가족 위로를 공개한 것은 북한이 ‘국제적 공감’의 언어를 차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의 선전 매체는 지도자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내보내며, 이를 체제의 도덕적 정당성으로 연결한다. 병사 가족에 대한 위로는 단순한 인간적 감정 표현을 넘어, 체제 유지를 위한 정치적 행위이자 ‘자애로운 어버이상’이라는 상징 자산의 강화다.
정치학적으로 김정은의 눈물은 ‘연성 권위주의’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강압적 통치 이미지에 더해 눈물을 통한 인간적 소통을 병행함으로써, 내부 결속과 충성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는 스탈린이나 마오쩌둥이 보여주지 않았던 방식으로, 김정은 체제가 대중 선전의 새로운 형식을 도입한 사례로 주목된다.
결국 김정은의 눈물 정치는 전쟁과 희생의 현실을 체제 정당화 도구로 활용하는 동시에, 북한 사회에 ‘어버이 지도자’의 상징성을 심화시키는 전략으로 기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