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세계 각지에서 복무 중인 미국 현역 준장 이상 장성을 일시에 소집하기로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시간)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며 배경과 파장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오는 30일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로 전 세계 미군 지휘관을 모이라고 지시했다. 회의에는 유럽, 중동, 아시아·태평양 등 해외 주둔 장성을 포함해 사실상 대부분의 고위 장성이 참석할 예정이다. 미군 전체 준장 이상 장성은 약 800명이며, 보좌 인력을 포함하면 참석 인원이 1,0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대변인 숀 파넬은 “헤그세스 장관이 다음 주 초 고위 장성들과 회동할 예정”이라며 소집 사실을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이례적 조치에 대해 WP는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과 헤그세스 장관의 정치적 행보, 최근 단행된 국방부 고위직 인사 교체 등이 배경으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후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 리사 프란체티 해군참모총장 등 다수를 해임하고 4성 장군 20% 감축 방침을 공언해왔다.
군 내부에서는 전례 없는 일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사람들이 매우 우려하고 있다. 이 조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WP에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 지휘관까지 회의 참석을 위해 이동해야 한다는 점에 불만을 나타내며 “갑작스러운 사태 발생 시 지휘체계가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D 밴스 부통령은 “장군들이 국방장관과 회의를 갖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며 사안의 비중을 축소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전 세계에서 어디로 모이라고 했느냐”고 되묻는 등 처음엔 보고받지 못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그는 “오라고 하면 갈 것”이라며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